彰 5 나그네
하늘은 나에게 짐을 지게 했다.
그 짐은 아무도 대신 질 수가 없는 짐이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세상을 헤매야 했다.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찬란하게 빛나는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멀고 먼 길 찾아 온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외로운 님 찾아 나선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세상에 찾아 와서
주인 찾는 나그네
깨달음의 길
마음을 넘으니
세상이 있고,
세상을 넘으니
천지가 있네.
저 넓은 천지에는
누가 있는가.
오직 공하고 공한 것은
마음없는 마음이어라.
세상에 온 부처
청정한 마음은 거울과 같고
오욕은 몸을 두고 떠나버렸네.
세상은 꿈속의 그림같은데
하늘과 땅 위에는 벗들이 없네.
고뇌
하루의 시간은 너무 무섭고
일 년이란 세월은 허망하여라.
내가 누구를 위하여
이토록 고뇌의 삶을 알고 있는가.
안타까운 일들을 눈 앞에 두고
오늘도 갈 데 없어 애를 태웠네.
진인
내 마음속에
공명과 정의가 있고
세상을 사랑하던
용기가 있도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말할 곳이 없어서
외로운 마음속을
날마다 혼자 거닐고 있다네.
나는 니이체도 아니요,
나는 예수도 아니요,
나는 소크라테스도 아니었노라.
이 몸이 시련을 버리고 싶을 때면
소중한 마음만은
하늘의 뜻을 알고
외로운 세월을 살게 했노라.
해탈
가슴을 태우고 또 태우더니
세상이 마음을 보게 하시네.
번뇌도 망상도 없는 그 곳에
천지의 온갖 뜻이 비치고 있네.
세상
세상 길 오고 가니
짐을 지고 짐 벗는 곳.
멀고 먼 운명 길도
나에게 있네.
어리석음 짐이 되고
밝은 마음 뜻이 되니
사람의 한 평생이
여름날 밤 꿈만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