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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민중에게 보내는 편지

민중에게 보내는 편지

 

존경하는 시민이여

나에게 오늘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당신들은 무어라 하든

당신들을 알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가 조국을 위하여

참지 못하는 말은

당신들의 장래가

나의 장래가

지금 또 결정되니

내 이 소중한 순간을 위해

말하는 것은

아픔이오, 절망이오

끝장입니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찬양하던

사람들은

그 말의 유혹에

그대들의 영혼을 바칠지언정

빵과 자유를 원하던

사람들은 조국을 생각하시오

내 아픔이

조국의 아픔이

당신들에 의해서

구해지소서

 

 

 

 

 

 

민족이여

 

남북이 막힌 강토가 있다

동포의 가슴에 고통이 있다

만날 수 없는 혈육의 얼굴이 있다

세월에 묻은 마음이 있다

날마다 통일을 기다리던

소망 하나여

우리는 한 마음

단군(檀君)의 자손

민족을 위하여 노래 부르자

아름다운 금강산도

신비한 지리산도

바다 속의 한라산이라도

만나야 삼신산(三神山)되고

통일을 부르던

민족의 외침이여

38선은 누가 만들었는가

동포의 가슴에 한이 쌓이니

우리의 한마음

단군의 자손

민족을 위하여 노래 부르자

 

 

 

 

 

 

마음 하나가

 

고통도 좌절도 끝난 것 같던

양심의 고독을 본다

초라하던

몸 하나 백기 하나 숨겨 두고

위선과 두려움에

세상을 살던

안타까운 마음을 본다

 

 

 

 

 

 

 

 

 

화해합시다

 

화해합시다

그러나 당신이 말하십시오

당신을 위해서요

나를 위해서요

세상을 위해서요

아무리 좋은 말이 있어도

약속이 없다면

실망이 크고

내일이면 또 다시

마음과 마음이 깨어지면

두려움이 생기고 마니

이제는 양심이 망해 버린 세상에

우리의 희망처럼

민족의 앞날에

당신이 먼저

화해의 약속을

말하십시오

 

 

 

 

 

 

긴급조치(緊急措置)

 

아무도 횃불을 들지 마시오

저 무섭던 흉상이 비치니

양심은 들어서 안되고

양심은 보아서 안되니

타락한 자를 유혹하던

그 많은 말과

착한 자를 무찌르던 그 많은 말이

또다시 세상의 어둠이 될 때

그 날이 깨지 않게

빛을 쫓던

그 무섭던 소리들이여

 

 

 

 

 

 

착한 사람의 마음

 

착한 사람의

마음은

세상을 본다

자신의 그림자가

자신의 어둠이 된 것처럼

양심이 잠들던 세상에서

고통을 깨우던 희망처럼

착한 사람의

마음은

자신을 본다

삶의 의로움을 위해

그 마음 세상에 살고

영혼의 빛 얻으려던

끝 없는 기다림에

그 무섭던 시련

착한 자는

자신을 본다

 

 

 

 

 

 

어리석었던 행동

 

그들은

참으로 어리석었다

희망을 깨우지 않고

절망을 깨우고 있다

성급한 사람처럼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을 속이던

비겁하던 사람들을 위하여

박수를 쳤다

평화를 원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얼굴과 마음이 달라진

위선을 위해 박수를 쳤다

 

 

  

 

 

 

그 사람들의 현주소

 

세상은 참으로 이상합니다

불행한 자의 마음이 살고

정직하던 사람의 양심이 살고

도적의 욕망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어디서 살까

 

 

 

 

 

 

 

 

 

 

계절을 잊은 나무

 

계절을 잊어버린 나무를 두고

꽃을 피울 수 없던 봄이여

부자들의 온실에서

가난뱅이의 장독대 위에서

시들고 얼어 버린다

사람들의 욕망과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이제는 세월을 잊은 것처럼

또다시 잠들어 버리던

나무 위에

화가들의 손끝에서 꽃을 그린다

그 옛날의 봄을 그대로

나비까지 그린다

그러나 꽃내음 흘리지 못하니

아 그리워라

세월이여

 

 

 

 

 

 

어두움 속의 마술

 

이상한

도깨비 방망이의

비밀을 아십니까

잠깐만

그것은 어둠입니다

당신이

눈을 감을 때

여자와

술과

그 많던 재산을 모았답니다

 

 

 

 

 

 

 

함성(喊聲)

 

타락한 세상이여

아편쟁이여

수십 번 되뇌인 입 속의 말들이여

썩어가는 몸뚱이에

광란하던 불꽃 태우던

미쳐 버린 양심이여

이제는 흐려진 눈동자

기대도 없고

절망도 사라졌는가

마지막 한 방울의 주사약 구하려고

세상을 속이던 그 얼굴에

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보았노라

언제인가

그대들이 가슴을 태울 때

나의 가슴에 안타까움도

내 마음의 슬픔도

내가 말할 수 없었던 사연마저도

후회의 목소리 되니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그 날의 일을

 

 

 

 

 

 

한 잔의 술

 

너는 친구야

너는 동지야

메마른 나의 가슴에

가랑비처럼

내 마음 적셔주던

눈물이 되고

언제나

고독하면

내 마음 같이하니

너는 친구

너는 동지

두려우면 사내처럼

용기가 있고

외로우면 다정하던

여인이 된다

 

 

 

 

 

 

어떤 대답

 

모두 가면을 써요

진실조차도 말하면 안됩니다

무고와 유언비어는 당신을 처벌합니다

자유의 방종이오

굶주림은 조상 탓이오

당신들은 기다리시오

그러다가 죽으면

당신들은 모든 것이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무대에서

 

세상에는 이상한

무대가 있다

재미없는 대사는

외로운 사람의 이야기

미친 사람처럼

타락하는 말을 함부로 한다

이 막이 오르면

연기자의

입버릇은

대사마다 불행한 자를 취하여

천사가 된다

그 선량하던 얼굴이

순박한 마음을 훔쳐 갈 때

다음은 보지 못하게

막이 내린다

 

 

 

 

 

 

위선

 

나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인간들의 위선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생각해 본다

사람들의 위선은

죄 많은 영혼을 위하여

하나님을 섬기고 있다

정녕 그 날

예루살렘에서

죄없던 자 앞에

죽음을 선고한 위선을 본다

지금도 내 마음

의문이 되는

그 무서운 일이여

그들의 운명은 증거를 위해

유랑민처럼 세상에 있고

또다시 태어나던

유태인의 영혼이여

세상은 보았노라

그 날의 일을

 

 

 

 

 

 

그 조국에

 

대한독립 만세소리

귓전에 들린다

고문의 아우성

가족들의 슬픔을 본다

자신의 고통까지도

만세를 불러야 했던

그들의 영혼은

진정 우리의

자랑이며

양심이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선포할 때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을 기다리던

번영과 행복을 약속한

이야기

또 다시

가슴을 태운다

그 양심의 소리

 

 

 

 

 

 

우리의 심판

 

이제 신은

우리를 시험한다

우리의 양심과

우리의 위선과

우리의 비굴함을 두고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건

우리의 뜻대로

하게 하였다

우리의 마음 속에

어둠과 빛을 주고

우리의 어리석음이

세상에 있건 없건

신은 우리를 심판하려 버려 두었다

 

 

 

 

 

 

3월이 오면

 

3월이 오면

나의 가슴 속에

분노하던 사람들의 절규가 있다

독립을 위해

자유를 위해

꿈처럼 아름다운 마음이

동족의 앞날에 바치던

감동적인 양심이

가슴을 두드리며 온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위해

바람처럼

계절이 오면

가슴에 오고

겨레를 보고 외치던

조국을 보고 외치던

뜨거운 목소리 마음에 온다

 

 

 

 

 

 

말을 한다

 

외로운 사람들이 말을 한다

자신이 부끄러운 말을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말을 한다

잘 먹고 잘 산다는 말을 자랑처럼 한다

자신이 두려운 사람들이 말을 한다

이제는 친구가 없고

이제는 동지가 없고

못생긴 자식 놈 이야기를 끝없이 한다

죄있던 사람들이 말을 한다

천국이 없다고 말을 한다

지옥이 없다고 말을 한다

자신의 영혼마저 없다고 말을 한다

 

 

 

 

 

 

양심이여 조국에 순교하라

 

너에게 조국이 있느냐

너에게 민족이 있느냐

이제야 양심을 깨우던 소리가 있다

어둠 속에서

불을 켜라는

그 무서운 소리

양심이여 순교하라

그대 조국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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