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 한탄의 세월

한탄(恨歎)

 

세상이 끝날 때까지

인간의 마음 속에

한탄이 남아 있네

세월이 흘러가도

사람의 마음 속에

어리석음 남아 있고

착한 자의 마음이

자리할 곳 없으니

끝없이 생겨나던 것

마음의 한탄이라네

신은 오지 않고

사람은 신의 뜻 모르니

옳고 그른 것 가리지 못해

사람의 몸 속에

욕망이 남아 있네

 

 

 

 

 

 

어머니 마음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날 낳으시고

마음 아파 하시던

어머니

아들을 낳아 놓고

우시던 어머니의 눈물

나의 가슴에 고여 있었습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불행한 아들 위해

날마다 염원 바쳐

신을 부를 때

자식 위해 우시던

어머니의 사랑

지금도 내 가슴에 어려 있었습니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날 남겨 두고

눈 감으시던 날

어리던 아들 두고

고개 돌리던

어머니의 슬픔이

나의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봄날의 기대

 

따스한 봄날에

어린 꿈 하나

강남 갔던 제비야

박씨 하나 물어오렴

외로운 내 집에 손님이 오게

진달래꽃 꺾을 때

개나리꽃 꺾을 때

임자없는 산 위에

봄을 쫓는다

세월이여 세월이여

외로운 꿈 하나 찾아 가려나

 

 

 

 

 

 

 

파산(破産)

 

운명의 비극이여

열 두 살 어린 나이에

무서운 선고 있으니

사람들 무거운 짐 보듯

나를 피하고

나의 마음은 강아지보다

처량해진다

세상의 인심에

내 철없는 광대가 되고

사람들의 입질

내 행동 내 모습에 온다

 

 

 

 

 

 

 

방문

 

어린 양심이 떤다

손님처럼

속일 때는

가슴이 뛴다

하룻밤의 두려움이

처음 보던

사람들이

인정에

내 친척임을 말할 때

단칸방 좁은 곳에

미련을 두고

사람들의 발 밑에

내 마음 웅크리던

밤을 세운다

아아 두려워라

밤새도록 오줌통 쥐던

어둠을 본다

 

 

 

 

 

 

15세 소년의 일기

 

배고픔은

슬픔과 두려움

몸 하나 마음 하나

세상을 본다

이방인의 눈앞에서

웃음을 팔고

작은 몸 뭉개면서

하루를 산다

날이 새면

무서운 현실

해가 지면

무서운 꿈을

용광로의 불길 앞에

바람이 분다

아아 뜨거워라

아아 뜨거워라

 

 

 

 

 

 

8월이 오면

 

추석 날 아침

정성드려 차리던

차례상(茶禮床) 앞에

무릎을 꿇고

기다리던

어머니의 얼굴

조상님이 오시든

안 오시든

그 날이 오면

아들에게 가난을 잊게 하던

어머니

이제는 아들을 기다리고

외로운 무덤 위에 잡초가

무성해도

말없이 기다리던 어머니의 얼굴

 

 

 

 

 

 

날마다 꾸던 꿈

 

나는 날마다 꿈을 꾸었다

하늘 위의 꿈을

평화를 찾으려

꿈을 꾸었다.

구름 위를 오르던 계단을 놓고

마음은 하늘에서

꿈을 꾸었다

나는 날마다 꿈을 꾸었다

허공을 향해 허공을 향해

하늘나라 보려고

꿈을 꾸었다

 

 

 

 

 

 

 

몸 속의 정

 

영혼이 눈먼다

그 뜨겁던 유혹 앞에

광대처럼 꾸미던

마음 하나

살결이 탄다

아아 쾌락과 허무함이여

영혼의 후회소리

마음에 온다

가슴이 탄다

그 뜨거운 눈길에서

부귀와 탐욕이 탄다

생명 하나 염원 하나

몸에서 탄다

아아 끝없이 흐르던 정이여

영원의 후회소리

마음에 온다

 

 

 

 

 

 

공동묘지(共同墓地)

 

비 오던 날

공동묘지에서

영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옛 일을 못잊어

세상을 떠돌던

영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많은 한을

마음에 지고

참회를 기다리던

영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또다시

한탄과 후회를 부르던

영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앵무새의 말

 

아직도 앵무새의

웅변을 믿어야 할까

날마다 속고

허탈하던 마음

아직도 앵무새의

웅변을 믿어야 할까

가슴을 태우던 외롭던 세월

아직도 앵무새의 웅변을 믿어야 할까

 

 

 

 

 

 

 

 

임금님의 백성

 

나의 가슴속에

동포들의 가슴속에

임금님을 위하여 살았던

조상들의 피가 있었습니다

임금님을 위하여

성벽을 쌓고

인재들을 죽이던

조상들의 피가 있었습니다

그 많은 한(恨)을 두고

아픈 것을 잊으려

임금님의 충신 앞에

사당을 짓고

임금님의 백성이 되었던

조상들의 피가 우리의 가슴에 있었습니다.

 

 

 

 

 

 

두려움을 익힌 노래

 

자유를 원하던

사람들이 모여서

노래를 불렀다

두려움을 잊고자

노래를 불렀다

변두리 교회의

지하실에서

조국을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다

두려워 말라

두려워 말라

우리는 우리가

겁낼까 봐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들으라고

노래를 불렀다

자유를 원하던 사람들이

세상이 들으라고

노래를 불렀다

 

 

 

 

 

 

어떤 분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며

연민의 마음을 바치니

그대여 다시는

태어나거든

양심을 괴롭히지 마소서

욕심쟁이가 된 악마처럼

노예가 된 시민 만들 때

그대 영웅처럼

어둠의 제왕처럼

세상은 두렵고

세상은 새로워라

거짓도

진짜처럼

마술이 있고

정치인도

종교인도

시인도

작가도

모두 다

양심이 두려워 고개 숙인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들을 깨웠노라

어둠의 두려움을

말하여 주니

먼 훗날 우리들의 마음 속에

당신은

양심의 빛을 알게 하였나이다

 

 

 

 

 

 

그 사람들은 무엇을 원했는가

 

이상도 하여라

저울을 두고

저울을 만들고 있네

그들의 마음은

말할 수 없고

눈을 감아요

귀를 막아요

텔레비젼만 보세요

그리고 친구처럼

당신들은 즐기시오

한 곳엔 독주를

한 곳에서는 칼날을 팔 때

노래와

눈물을 두고

그 짧은 시간

그들은 마술사처럼

인심을 바꾸고 있다

 

 

 

 

 

 

무엇이 죄일까

 

사람들은

과거와 미래를 산다

그 운명 하나

슬픔과

두려움과

희망을 사니

슬픔은 어디서 오고

두려움은 어디서 오고

희망은 어디서 오든가

세상에 절망이 있다 하여도

몸 하나

마음 하나

꿈이 있으니

언제나

그리던 꿈 하나

평화를 원하던

마음이었다

 

 

 

 

 

 

천륜(天倫)이여

 

세찬 바람은 먹구름을 몰고 온다

비를 기다리던 사람들

가슴을 태운다

아아 두려워라 하늘이여

천지는 어두워라

뇌성과 벼락

세상을 쓸어간 물줄기에

이제는 또다시 절망이 온다

넘치던 강물처럼

마을을 쓸어 간 변한 세상이

아비와 자식의 입에서

한탄의 소리된다

천륜이여

천륜이여

 

 

 

 

 

 

설교(說敎)

 

목사님은

예배 때마다

사람들을 보면

설교를 한다

구름처럼

마음을 나르던 그 말들은

신은 위대한 것

평화를 기다리던

사람들 앞에

날마다 주던 말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그는 예수처럼

말하지 않고

법칙이 흐려진

자신의 판단으로

설교를 한다

 

 

 

 

 

 

평화를 지키지 않는다

 

누구일까 평화를 원하는 자가

누구일까 평화를 깨던 자가

세상은 모든 것을 신에게 미루었는가

사람들은 어리석던 마음은 숨겨버린다

날마다 눈동자 나그네된다

자신의 운명을 짐처럼 지고 간다

아아 어리석어라

자신이 두려워

언제나 버릇 하나

기대와 욕망을 마음에 진다

아직도 꿈있어 잠을 청한다

사람들은 평화를 만들지 않고

사람들은 평화를 꿈꾸려 한다

 

 

 

 

 

 

역사여 말하노라

 

역사여

우리들의 이야기

언제까지나

전하여 줄

너의 이름 앞에

나의 슬픈 일을

동족의 슬픈 일을

너 앞에서 노래 하노라

위선은 평화가 아니었고

위선은 약속이 아니었노라

우리를 속이던 자 어디 있는가

나는 너에게 묻노라

누가 우리를 위하여 살아 왔던가

나는 너에게 전하노라

먼 훗날 또다시 동족 앞에

위선은 두려운 것이었다고 노래해 달라고

 

 

 

 

 

 

영혼이 된 동지에게

 

동지여

서울의 여인숙에서

밤을 새우던 날

우리들의 이야기

조국을 사랑하던

두 사람의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나 혼자

외로움 느끼니

우리들은 영영 만날 수 없는가

넓은 벌판을 바라보며 잠들어 있는

그대의 생각 할 때마다

나는 분노를 느끼고 있네

이제는 말할 자 없어

조국의 고통을 혼자 보는데

어쩌자고 그대는 죽었는가

불타던 내 마음을 보면

세상은

친구도 동지도 떠난 것처럼

나는 외로워 그대 잊지 못하니

하루가 지루하구나

조국을 사랑했던

그대의 넋이여

아직도 조국을 잊지 못해

여기에 있는지 묻고 있노라

 

 

 

 

 

골고다의 언덕

 

지금도 사람들은

골고다의 언덕 위에 있었던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세상을 사랑하던

착한 자를 죽였던

예루살렘의 사람들의 이야기

그 죄를

가르쳐 유다의 배반이라고

말하니

제사장의 이야기도

도적의 이야기도

그들은 그들의 양심을

숨겨 버린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