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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여행

태국 방콕, 마하초라 불교 대학에서

정 회 심

 

 1997년 11월에 방콕에 도착했다. 방콕에서 유명한 마하초라 불교대학(Mahachula Buddhist University)에서 28일에 강연회를 가졌다. 나는 한국어에서 영어로, 대학의 부학장은 영어에서 태국어로 통역을 했다. 강연회는 오후 2시 반부터 3시 반까지 1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으며, 강연장에는 교수와 학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참석했다. 강연자에 대한 소개로 강연회를 시작했다.

 "본 강연회의 강연자는 고타마 부처 이후 해탈을 통하여 최고의 깨달음을 이루신 분으로서 세계 각국을 방문하여 세상에 있는 일을 밝히고 사람들에게 사랑과 정의와 양심을 가르치고 있다.”

 곧이어 한국인 연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나의 가르침은 기본적으로 고타마 부처의 가르침과 같지만, 고타마 부처가 밝히지 못한 몇 가지를 추가로 더 밝히고 있다. 지금까지 세상에서 깨달은 자가 날 수 없었던 것은 깨달음의 길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는지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완전한 깨달음은 두 가지의 방법을 통해서 성취할 수가 있다. 하나는 고행을 통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사랑을 통하는 방법이다. 고행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인류의 많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이 방법을 선택했지만, 성공한 사람은 단 한 사람, 고타마 붓다 뿐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고타마 붓다도 짧은 시일에 깨달음을 이룬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태어남과 죽음을 반복하면서 그 일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근본이 나약한 자가 고행을 하겠다고 호기를 부리면 자기를 망치게 된다.

사랑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겠다는 방법에 대해서 확인해보자. 이 방법은 알고 보면 누구나 쉽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첫째 조건은 거짓을 버려야 하는 일이다. 거짓이 없어지면 있는 일이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되어있다. 두 번째 조건은 자신 속에 양심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은 끝없는 사랑을 자신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있는 일을 보고, 있는 일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하면 사람들은 그 일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망 가거나 비웃거나 해치려 한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가슴속에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쌓이게 된다. 이것이 세상 일과 부딪칠 때마다 가슴 속에서 불을 일으킨다. 이 불이 의식 속에 있는 업을 태운다. 업이 타면 탈수록 정신이 맑아지고 의지가 커져서 결국에는 해탈에 이르게 되어 부처가 될 수 있다. 이 길은 누구나 쉽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길은 여러분 속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거짓을 버리고 있는 일을 보고, 그 있는 일 속에 있는 좋고 나쁜 일들을 세상에 알리게 되면 사람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든지 깨달음의 길과 열반에 이를 수 있는 길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이 시간 여러분은 나의 말을 들으면서 많은 의문과 함께 내 말에 대한 진의를 알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하는 말에 대해서 확인하고자 한다면 내 말이 전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여러분의 질문을 받기 전에 한 가지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의 대답이 여러분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에 대해서 그 진실을 확인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깨달은 자의 말은 정확하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의 말이나 생각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깨달음을 얻기 전에 나에게 있었던 일과 내가 깨달음을 얻고 나서 나에게 있었던 일 중에서 한 가지만 소개하고 나서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기로 하겠다. 내가 깨닫기 전, 내가 여러분처럼 생각하고,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지 못할 때에는 내 주변의 사람들 속에서 나는 대단히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깨달음을 얻고 나서 있는 일을 보고, 거짓을 말하지 않게 되자 나의 곁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일반 사람들과 아무리 가까워지려고 노력해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세상에서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지만 그 깨달음을 전할 곳이 없어서 날마다 세상을 떠돌아 다녀야 했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서 질문을 받겠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한 말 중에서 의문점이 있다면 질문해 주길 바란다.

질문: 무엇이 당신의 깨달음입니까?

대답: 있는 일의 진실이다.

 

질문: 타타가타(tathagata)는 무슨 뜻입니까?

대답: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있는 일을 본다는 의미를 설명한 것이다.

 

질문: 미래를 본다는 말입니까?

대답: 타타가타란 진리 속에 있는 일을 본다는 것이다.

질문: 진리란 무엇입니까?

대답: 진리란 있는 것과 있는 것을 있게 하는 현상 속의 일들을 말한다.

 

질문: 당신은 불교인입니까?

 

대답: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나의 가르침은 고타마 부처와 같다. 그러나 고타마 부처가 가르치지 못했던 것을 내가 확실히 증명해서 밝힐 수 있는 것은 깨달음의 길과 반복 현상의 원리인 변화기의 비밀이다.

 

질문: 당신의 가르침은 붓다의 가르침입니까?

 

대답: 고타마 부처가 가르쳤던 내용과 같은 것이다. 내가 고타마 부처와 같은 말을 해도 여러분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고타마 붓다의 가르침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질되었기 때문에 고타마 부처의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 여러분들이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질문: 당신은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것입니까?

대답: 고타마 부처는 있는 일을 가르쳤다. 그 분의 가르침은 세상 어디에서든지 볼 수 있다. 나의 가르침도 있는 일을 여러분에게 알리는 것뿐이다.

질문: 당신의 가르침의 요점은 무엇입니까?

대답: 있는 일에 대한 진실이다.

 

질문: 당신을 불자라고 말한다면 맞습니까?

대답: 그렇지 않다. 여러분은 붓다의 가르침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다.

 

질문: 당신도 가족이 있습니까?

대답: 아내와 딸과 아들이 있다.

 

질문: 당신의 자녀에게도 이런 일을 가르칩니까?

대답: 내 자식들은 아직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

 

질문: 당신의 딸과 아들이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은 더 어렵지 않겠습니까?

 

대답: 고타마 붓다도 처음에는 그랬다. 그가 깨달음을 얻고 집에 갔을 때 그의 가족들은 그를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질문: 당신의 자녀들에게 앞으로 이런 일을 가르칠 것입니까?

대답: 환경이 변하면 가능할 것이다.

 

질문: 당신의 가르침은 '싱하이'라는 사람의 가르침과 같습니까?

 

대답: 어떻게 평범한 인간의 가르침과 깨달은 자의 가르침이 같겠는가? 만일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하면 된다. 나는 세상에서 유명하다는 사람은 거의 다 만나보았다. 나는 '싱하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때가 되면 나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질문: 깨달음을 얻기 전에 다섯 가지의 계율을 지켰습니까?

 

대답: 계율이란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의 가르침을 말하는 것이다. 좋은 근본을 가진 자는 그러한 계율을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계율의 내용을 지키고 산다.

 

질문: 다섯 가지의 계율을 모르고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대답: 난 계율을 배운 적도 없고, 그 계율 속에 있는 일들을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다.

질문: 당신은 천국과 지옥을 믿습니까?

대답: 천국과 지옥에 대해 설명할 수는 있다. 사람은 자신의 삶 속에 있던 결과에 따라 각각 다른 차원에서 머물게 된다.

 

질문: 당신은 천사를 믿습니까?

대답: 인간의 세계에 접근하는 영혼은 천사도 아니고 좋은 신들도 아니다. 인간 세상에서 있었던 애착을 가지고 그 애착을 버리지 못한 영혼들은 천사의 모습으로 인간의 의식에 비칠 때가 있다. 여러분들은 이런 일을 가지고 세상에 천사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질문: 깨달음을 얻고 나서 당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떠났다고 말했는데 왜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대답: 그것은 서로 의식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그들이 있는 일을 통해서 잘 되기를 원했지만 그들은 나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질문: 왜 당신이 하는 일이 어렵고 힘듭니까?

대답: 내가 하나 묻겠다. 이 주먹을 장님이 볼 수 있겠는가?

 

질문: 당신의 가르침은 마치 우리들이 장님이어서 따를 수 없다는 것 같습니다.

대답: 바로 그렇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만 그것을 잊어버린 채 세상의 일을 밝히려 할 뿐이다. 이런 일은 세상에서 성자라는 분들이 다 했던 일이다.

질문: 누가 성자입니까?

대답: 소크라테스는 무고에 의해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 예수는 동족에게 붙잡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노자는 한 사람의 제자도 만나지 못한 채 혼자서 떠돌다 죽었다. 고타마 붓다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지만 깨달음을 전할 곳이 없어서 80살이 넘도록 사람을 찾다가

길에서 죽었다. 그나마 나는 대접을 잘 받는 편이다.

 

질문: 당신은 언제 깨달음을 얻었습니까? 그리고 깨달음을 얻고 나서 자세가 어떠했습니까?

대답: 또 그런 것을 흉내 내려고 하느냐? 흉내를 아무리 낸다 해도 안 된다. 내가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는지 알고 싶다면 그 일을 설명하는데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질문: 당신의 가르침이나 사상은 매우 쉬운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기로는 열반에 오르고 깨달음을 얻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당신은 승려입니까?

대답: 나는 지금의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에는 극락 세계에서 머물던 중심불(中心佛)이었다. 중심불이란 부처들의 가장 중심에 있는 자라고 설명할 수 있다. 삶은 깨달음을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자는 백 번을 세상에 태어난다고 해도 부처의 가르침에 대한 참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여러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이제 여러분들이 아는 자에게서 배울 것인가, 아니면 모르는 자에게서 배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여러분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일이다. 여러분이 있는 일을 통해서 진실을 얻지 못한다면 깨달음도 없을 것이며 여러분이 만나고자 하는 부처는 절대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강연시간 내내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강연이 끝나고 나서 영어를 태국어로 열심히 통역을 했던 부학장은 강연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대표하여 우리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했고 우리는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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